[김종철] 출마선언문(7.30 동작을 재보선)

존경하는 동작구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여러분.

세월호 참사의 고통 속에서 6.4 지방선거가 끝났습니다. 아직도 사랑하는 혈육을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과 희생자 유가족들께 안타까운 마음과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드립니다.

지방선거 결과 새누리-새정치 양당체제가 더 강해졌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서로 갈등하며 각개약진해온 진보정당들의 침체가 큰 이유가 되었다고 판단합니다.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비록 양당체제가 더 강해졌다 해도 지금까지 진보정치의 역할은 매우 막중했습니다. 정당 민주주의 확립, 특권정치 배격, 그리고 수많은 사회개혁정책 등 진보정당의 역할은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역할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하기에 지방선거의 아쉬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저는 다른 진보정치 세력들과 함께 겸허하게 앞날을 고민하고 모색하여 국민여러분께 대안세력으로 다시 다가가겠습니다.

7.30 동작을 재보선에 출마합니다.

저는 이번 7.30 동작을 보궐선거에 새누리-새정연이 아닌 다른 대안이 있음을 말하고 선택받기 위하여 출마합니다.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은 특권과 부패로 상징되는 세력입니다. 자신을 늘 지지해주었던 다수 노인들에게마저 기초연금 인상 약속을 파기하는 등 염치를 찾아볼 수 없는 세력입니다. 나아가 자신들이 유능한 세력이라고 선전해왔으나 세월호 사고를 대참사로 만들어버린 무능함을 보면 그것마저도 허구임이 입증되었습니다. 이번 재보궐 선거의 첫번째 심판대상은 박근혜-새누리 세력입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역시 지난 정치활동과 지방선거 시기의 혼란상에서 보듯이 진정한 대안은 아닙니다. 날이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에도 새정치연합은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꿀 과감한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엉거주춤한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들이 지금 가지고 있는 힘이 진보정당들보다 좀 더 강하고, 새누리당 승리라는 최악의 상태를 피하려는 국민의 뜻이 새정치연합에 대한 비판적 지지로 나타난 것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을 뛰어넘는 대안으로 여러분의 선택을 받겠습니다.

소위 거물급 인사들의 낙하산 공천 논란에 유감을 표합니다.

이번 동작을 보궐선거에는 소위 ‘거물인사’들의 낙하산 공천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나라 전체의 문제를 다루는 공직자이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 살고 있든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데 지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대표임과 동시에 지역에서 선출되는 지역구 대표로서의 특성상, 지역 주민들로부터 지난 활동을 검증받는 것은 빠질 수 없는 절차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낙하산 공천이 이뤄진다면 동작을 지역주민들은 무엇을 근거로 판단을 해야 합니까. 거대양당의 이름값입니까? 아니면 그동안 중앙정치에서 많이 알려졌다는 인지도입니까? 저는 그런 점에서 새누리-새정치연합 등이 지역에서의 활동과는 전혀 상관없는 낙하산 공천을 거론하는 것에 큰 유감을 표합니다. 동작을 지역은 그러한 몇 번의 낙하산 정치로 이미 만신창이가 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동작구의 한 시민단체가 게시한 대로 동작을은 당신들의 ‘대권놀이터’가 아닙니다.

동작을 지역에서 함께 한 생활정치로 심판받겠습니다.

저는 국가적 사안에 대한 활동과 함께, 지난 수년간 동작구에서 지역정치활동을 해왔습니다. 지하철9호선이 요금인상을 시도할 때에는 중앙대 병원 앞에서 9호선 요금인상 반대와 공영화를 위해 주민 수천명의 서명을 모아, 서울시에 전달하였습니다. 해마다 동작구청과 구의회의 의정활동을 감시하였고, 그들의 외유성 해외연수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했다가 경찰로부터 탄압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더불어 흑석동 뉴타운 지역에서는 쫓겨날 것을 두려워하는 주민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노력하였고, 사당동 지역의 주부들과는 어린이도서관 개관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동작구 방사능안전급식 조례제정을 위해 하루에 몇 시간을 뛰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이곳에 오려고 하는 후보들은 이번에 낙선한다면, 심지어 당선된 이후라도 이 지역을 훌쩍 떠날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동안 함께 해온 이들 주민들을 대변하기 위해서라도 이 지역을 떠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중학교에 다니는 제 아들이 저 때문에 친구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 지역을 떠날 수 없습니다. 저는 이 동네 주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국회의원이 되더라도 계속하여 지역에서 생활정치를 일굴 것입니다. 동작구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노동상담센터를 설치하고, 날로 심화되는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교육감과 더불어 동작구에 혁신학교를 확대하며, 보육문제 해결을 위해 동작구의 지원이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뉴타운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설 것이며, 지역주민들이 참여예산제 등을 통해 동작구 행정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종철의 지역생활정치, 앞으로도 지켜봐주십시오.

증세와 복지확대로 살만한 나라를 만듭시다.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며 누구나 한숨을 짓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라는 살찌는데 국민은 가난합니다. 수출은 계속 늘어나는데 그 많은 돈은 모두 어디에 잠자고 있는 것일까요. 이렇게 몇 년이 더 흘러가면 우리의 젊은이들은 나라를 포기할지도 모릅니다. 살만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임무입니다.

저는 국회의원이 되면 진보정치의 여러 대안들을 실천할 것입니다.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정규직화, 교육불평등 해소를 위한 국공립대 통합 및 고교평준화 실현, 의료공공성 확대로 보장성 95% 달성, 원전축소와 에너지 전환으로 탈원전시대를 여는 등 그동안 진보정치의 다듬어온 대안을 혼신으로 실천할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국회의원이 되면 다른 무엇보다 앞서 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국회의원 연금폐지’입니다.

국회의원 연금, 정확히 말하면 대한민국 헌정회 연금은 국회의원들이 품위 있는 노후를 누리기 위해 만든 제도입니다. 전직 국회의원이 생활고에 힘들어하는 것을 본 현직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원이 이렇게 비참하게 살다니..’ 하면서 만든 제도입니다.

그러나, 국민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품위 있는 노후, 최소한의 인간다운 노후가 국회의원들만이 누려야 할 것입니까. 그것은 우리 국민 모두가 원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세계 최고이고, 그 결과 자살하는 노인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하기에 저는 국회의원들이 일반 국민들의 노후는 내팽개치고 자신들만 안정된 노후를 누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자신들의 노후가 걱정된다면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바꾸고, 예산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부유층과 대기업에게서 세금을 더 걷는 누진증세를 실시하고, 기초노령연금을 보편적으로 확대하며, 급여수준도 노인기본소득 수준인 30만원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비록 지난해 이 법의 개정을 통해, 19대 초선 국회의원들부터는 연금 수혜대상에서 배제하였다고 하나, 이미 현 국회에도 재선 이상의 의원이 과반수를 넘으며, 또한 이 법이 존재하는 한 언제든지 유보조항을 만들 수 있어 국회의원들의 노후는 여전히 특권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국회의원 연금을 폐지하고, 일반국민의 노후를 보장하기 위한 단호한 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행복이 공직자들의 행복과 일치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오늘 이 땅에서 살아가는 공직자의 의무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작을 주민 여러분.

저는 그동안의 제 활동과 앞으로의 비전을 말씀드렸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내용으로 저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해주십시오. 기성 양대정당의 후광이 아니라, 지난 활동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3백명 국회의원 중에 또 다시 그저 그런 목소리를 낼 의원이 아니라 여러분을 위한 완전히 다른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진보정치인의 목소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그 결과가 어떠하든 저는 묵묵히 여러분의 곁에 주민으로 함께 있으면서 진보정치, 생활정치를 실천할 것입니다. 긴 목소리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동네에서 만나뵙겠습니다.

2014. 6. 19.

7.30 동작을 보궐선거 출마예정자 노동당 전 부대표 김종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