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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임준택] '레아'와 우리 모두에게 '두 번째 기회'를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미국 크래프트 맥주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제가 홍보하려는건 저희 회사는 아니고요, 이번에 새로 개업한 저희 거래처입니다. 상호는 '레아(RHEA)'라고 하는데 남영동에서 오늘 오픈한 수제맥주전문점입니다. 


수백 개가 넘는 거래처 중 특별히 여러분께 부탁드리는 이유는 그 사장님이 특별하신 분이라 그렇습니다. 바로 이충연 사장님이신데요, 용산참사 때 아버님과 생활터전을 잃고도 가해자로 몰려 4년간 영어의 몸이 되셨던 분입니다.


작년에 출소한 후 많은 준비 끝에 부모님과 운영하던 원조 레아가 있던 용산에서 멀지 않은 남영동에서, 다시 레아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저하고는 페친이지만 오늘 처음뵀는데요, 매우 심성이 고운 분같습니다. 수제맥주업은 처음이시라 아직 잘 모르시는 부분도 있겠지만 열정과 마인드 만큼은 매우 훌륭하십니다. 


미국과 벨기에 수제 병맥주 20여 종이 구비되어 있고, 국내제조 수제생맥주가 준비되어있습니다. 전부 다 사장님 부부가 직접 마셔본 100여 종의 맥주 중 엄선했다고 하는데, 저희 회사 제품도 7가지나 메뉴에 들어가 있어서 나름 뿌듯합니다.

 

주소는 용산구 한강대로 278-7 (남영동) 숙대입구역 6번 출구부근이고요, 전화는 070-4155-2881 입니다. 오후 5시부터 익일 오전 1시까지 영업한다고 하니 많은 성원 부탁드리겠습니다.


영화 <터미네이터4>에 보면 샘 워싱턴이 연기한 마커스가 여성저항군에게 이렇게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Do you think everybody deserves a second chance?"

(사람은 누구나 두 번째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을까요?)


젊은 시절 한 순간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고 사형수가 되었던 마커스는, 사이보그가 된 후에도 이 문제로 고민하다가, 영화 마지막에 자신의 심장을 주인공인 존 코너에게 내어줌으로써 자신이 인간임을 스스로 증명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Everybody deserves a second chance. This is mine."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잘못으로 누구보다 큰 고통을 겪어야 했던 한 사람이 다시 새로운 출발을 하려 합니다. 그 분은 이 세상 누구보다도 두 번째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이 'second chance'는 그 분뿐 아니라 그 분이 고통을 겪을 당시 손을 잡아주지 못한 저한테도 해당이 됩니다. 


그때는 아무 도움이 못 되었지만 이제는 미력하나마 그 분을 도와드릴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혹시나 저처럼 'first chance'에서 그 분을 도와드리지 못했던 분이 계시면 이번 'second chance'에서는 꼭 그 분이 다시금 일어서는데 도움이 되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레아는 대지의 여신입니다. 만물을 소생케 하는 생명의 근원이지요. 5년이 지나 다시 열린 RHEA의 문이 이번에는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생명의 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임준택 (ATL코리아 대표, 노동당 강남서초당협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