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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강현주] 6월 13일, 뜨겁게 사랑하는 존엄한 존재들의 축제로

안녕하세요? 저는 양천당협에 소속되어있는 강현주라고 하며, 올해로 퀴어문화축제를 준비한지 5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주 시당 소식지에 퀴어문화축제 소셜펀치 후원함 내용이 실렸는데요, 이번에는 축제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고 고민을 함께 나누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씁니다. 


퀴어문화축제는 올해로 15회를 맞이했으며, 성소수자의 자긍심 고취와 비성소수자들의 이해를 높이고자 매년 6월경에 서울에서 열흘 가량 펼쳐지는 공개문화행사입니다. 매년 특정한 주제에 맞추어 그에 따라 퍼레이드, 영화제, 공연, 파티, 전시회, 토론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됩니다. 



퀴어퍼레이드는 평소에는 쉽게 드러내지 못했던 성소수자들의 성별정체성 및 성적 지향을 축제의 형식으로 풀어내는 행사입니다. 이 행사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지만 이를 막을 법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한국 사회에서, 당사자들이 모여 생존을 확인하고 자긍심을 고취하고 타인으로부터 지지받으며 또 다시 한 해를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 행사입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국회에서 계류한지 10여 년이고, 날이 갈수록 일부 보수 기독교 세력에 기반한 혐오세력이 목소리를 키우려 애를 씁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직후인 2013년에 처음으로 퀴어문화축제는 서울문화재단 지원에서 탈락했지만, 그 해 오히려 역대 최다 인원이 모였고, 그 다음해 참가자는 2만여명에 육박했습니다. 행사를 하는 곳마다 끝나고 나면 쫓겨나서 장소를 구하는 것도 골치가 아프고, 서울시청은 7년째 문을 두드려도 묵묵부답이었는데 올해는 개막식을 시청광장에서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축제를 준비하던 때에 비해서 약 7배의 인원이 모이고, 일부 보수 개신교인에 기반한 혐오세력이 총출동하는 행사가 되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그들은 목소리를 키우려고 애를 쓰는듯 하는데, 지난 행사를 생각해보면 올해 행사가 걱정되는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작년 행사를 통해 참가자들은 자기 자신을 억압받고 주눅든 존재가 아닌, 뜨겁게 사랑하는 존엄한 존재임을 적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성소수자 이슈가 가시화되는 속도와 외부 세계로부터 유발되는 권력들로 저를 둘러싼 세계가 휘어지는 강도에 가끔은 아득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천명 수만명의 나와 같은 사람들과 우리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 사람들이 기뻐할 수 있는 자리를 든든한 사람들과 함께 만든다는 자긍심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왔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 덕분에 정당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한발 딛을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6월 13일, 서울시내에서 우리 당원들을 만날 수 있다면 참으로 기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