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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보도자료

[논평]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ebt)P 되려나?_부실한 운영계획을 우려한다

바야흐로 금요일날 보도자료 내는 것도 유행이다. 작년 박근혜 정부가 주요한 보도자료를 금요일날 내어 이런 저런 지탄을 받았던 것에 비추어보면 서울시가 주요한 정책실패 중 하나로 꼽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관련 보도자료를 지난 1월 10일(금)에 낸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 물론 프레스투어의 일정을 고려한 것이었다 해도, 지난 주말 동안 언론지상에서는 과거 오세훈 시장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왜 그리 비판을 받았는지 쑥스러울 정도의 상찬이 이어졌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박원순 시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자립경영 가능하다'는 발언에 대해 명확한 근거를 밝히라는 비판을 해왔다. 실제로 지난 금요일 발표된 보도자료 어디에도 운영계획과 관련하여 예산은 전무하다. 그동안 건설비만 4,212억원을 사용하고 운영준비비만 628억원을 사용했다는 것이 있을 뿐 앞으로 어떻게 비용이 사용될지 말하지 않았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운영을 담당할 예정인 서울디자인재단은 작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운영 및 구축계획>(2013.6.3.)을 통해서 100% 재정자립을 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를 보면 총 지출은 인프라운영에 221억원이 사용되고 관람료와 시민참여 비용으로 91억원, 문화 예술 상품 진흥으로 9억원으로 321억원이고, 대관이나 임대로 198억원을 충당하고 관람료와 시민참여로 67억원, 디자인상품 판매 등으로 56억원을 벌어들이겠다고 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운영 및 구축계획] 중 재정계획


물론 당시에 내놓은 연간 운영계획과 지난 주에 서울시가 내놓은 운영계획 간에서는 차이가 있다. 때문에 작년 6월에 나온 계획상의 재정계획을 그대로 적용하는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시설운영/유지비에 22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이라는 것은 크게 변함이 없다. '똑같은 외장패널이 없다'는 것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장점이라는데, 이는 역으로 말하면 외장 패널을 교체하게 되면 모두가 개별 제작을 해야된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직선이 없고 모두 곡면이라고 했을 때, 여기서 시설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비용은 일반 건물에 비해 막대할 수 밖에 없다. 지난 주 금요일 서울시가 공개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는 바로 공공시설물로서 DDP가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한계를 다루지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지난 주에 내놓은 서울시의 운영계획은 큰 틀에서 오세훈 전 시장이 2010년 4월 22일 내놓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운영방안]과 크게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시설물의 명칭만 컨벤션홀, 이벤트홀과 같은 이름이 알림관이나 살림관이니 하고 바뀌었을 뿐 기본적으로 '패션산업의 앵커시설'로 육성하는 한편, 관광자원으로 관광객을 유도하는 명소화 전략을 택하고 있는 점에서 같다.

 

노동당 서울시당은 박원순 시장이 말했던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자립경영방안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지금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과거 오세훈 전 시장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뭐가 다른지도 알 길이 없다. 더구나, 위인설관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디자인재단 역시 살아남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운영기관으로 내정되었다. 우스운 일이다. 2014년 재단운영비만 64억원에 달한다. 기본적으로 문화시설과 정책을 관할하는 문화재단이 있는데도 디자인재단을 별도로 만든 것은, 오세훈 시장의 별난 산하기관 사랑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오세훈 시장에 대한 반대급부로 당선된 박원순 시장 체제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시는 아직 개장한 것이 아니고, 이후 과정을 통해서 문제점을 개선할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이런 서울시의 태도가 진정성있게 들리려면 우선 금요일날 보도자료를 낸 것부터 재고하는 것이 맞았다. 화려한 프레스투어 뒤에 과거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둘러싼 쟁점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그래서 더욱 서울시의 태도가 아쉽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