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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윤현식] "강제적 게임셧다운제 위헌보고서" 발간에 부쳐

오전에 "게임중독법 정책연구 보고서"라는 제목의 보고서 한 권이 손에 들어왔다. 그리고 오후에 "강제적 게임셧다운제 위헌보고서" 파일이 들어왔다(관련 기사).


2년 전에 게임 논평 냈다가 구설에 올랐던 일이 새록새록 기억난다. 당시 굳이 게임용어로 논평을 낸 이유는 교육부나 문화부 여가부 등 정부부처가 과연 게임에 대해 얼마나 이해를 하고 있느냐를 야유하고자 함이었다.


게임이 사방에서 절대악처럼 두드려 맞는 이유 중에는 물론 폭력성이나 과몰입성 등의 부정적 측면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히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만만한 게 홍어 수컷 생식기라고, 여기다 대고 욕지거리를 해도 별로 뒤탈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청소년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학습'에 대해 일일 4시간 학습 후 셧다운, 뭐 이런 제도를 만들겠다거나 "학습중독법"을 제정한다거나 하면 생 난리가 나겠지만 게임이야 은근히 패던지 대놓고 패던지 맞는 넘이 맞을 짓 해서 맞는다는 식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개발자나 유통네트워크의 자율규제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악'이라는 도식을 전제한 후에 팰 만큼 패고 나서(사실은 삥을 뜯을만큼 뜯고 나서) 대충 던져버리는 수순에다가 엉뚱하게 청소년 보호 운운하고 나서는 건 생뚱맞기 그지없다. 마치 지들 정당이 잘못한 건 뒤로 감추고 정당공천제라는 제도가 문제라고 떠드는 '새'들과 마찬가지 상황인 거다.


모처럼 보고서를 재미나게 읽어보았다. 그저 쥐어짜는 식으로 일처리 할 것이 아니라 이래 저래 앞뒤 좌우 위아래 두루두루 살피면서 정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어차피 우리는 3차원 세계에 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윤현식 (노동당 대변인, 은평당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