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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보도자료

[논평]버스중앙차로 노동자들의 서울시 농성, 서울시의 무딘 노동 감수성을 보여준다

서울시내 버스중앙차로 승강장을 청소하는 노동자들이 서울시청 로비에 앉았다. 이들은 서울시가 진행한 중앙차로 민간투자사업의 결과로, 운영권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민간기업 제이씨데코에 고용되었던 노동자들이다. 이들이 시청로비에 자리잡은 이유는 서울시의 방치 속에서, 단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민간기업이 서울와의 협약을 어기고 인력이나 차량을 과소 투입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이유로 불이익을 당했다. 작년에 집단해고가 있었고, 최근엔 초단기 고용의 반복 문제가 있다. 결국 노동조합을 만들어 노동조합의 권익을 강화하고 시민으로서 협약의 내용을 제대로 준수하라 요구했던 노동자들은 거리로 쫒겨 났다.





이와 같은 사실은 첨부한 민원처리 현황 자료를 통해서 잘 드러난다. 애초 중앙차로 노동자들이 제기한 민원이 바로 다음 날 회사로 통보되어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구조적으로 약자일 수 밖에 없는 노동자들을 사업주의 처분에 일임하는 몰염치한 행태를 보였다. 이런 일이 서울시가 추진한 민간투자사업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중앙차로승강장은 2004년 버스중앙차로제를 도입하면서 설치되기 시작했는데, 최초의 시설투자비를 아끼기 위해 민간사업자로 하여금 건설토록하고 10년 가까이 시설물을 활용하여 광고 수입 등을 가져가도록 했다. (첨부 민원처리 현황)


(3) 서울시민원처리일지(최종본)).pdf


첨부한 민간협약서에 따르면 민간사업자의 역할은 수익사업 외에도 중앙차로승강장을 적절하게 관리할 팩임을 지고 있다. jc데코라는 회사는 2004년 부터 두 차례 계약 갱신을 통해서 계속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수익사업은 자신들이 직접하고, 청소 등 관리업무는 또 별도의 회사에게 재하청을 주는 편법을 사용했다. 제4차 사업지인 공항로, 동작신반포로, 통일의주로만 하더라도 157개 승강장이 있고 운영비용만 156억원에 달한다.(첨부 4차 협약서) 


4차협약서 (1).pdf


*서울시 중앙차로 관리는, 서울시가 순차적으로 확정하는 중앙차로 건설계획에 따라 2004년에 시작된 1차에서 부터 2008년에 체결된 4차 협약까지 체결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제1차 협약에서부터 제4차 협약까지 동일한 사무임에도 불구하고 협약서 상에 차이가 난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정보공개청구와 협약서 분석을 통해서 서울시의 중앙차로관리 문제점을 검토하는 보고서를 발행할 예정이다. 


결국 시민들의 편익은 낮아지고 민간사업자의 이익은 극대화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는 협약사항이기 때문에 간섭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보인다. 하지만 지난 지하철9호선 사업의 재구조화 등에서 볼 수 있는 민간투자사업의 협약 갱신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서울시와 민간사업자가 맺은 협약서 어디에도 적정 고용에 대한 내용은 전무하다. 결국 서울시의 무딘 노동감수성이 이런 사단을 만든 주범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은 민간투자사업장 혹은 민간위탁 사업의 문제는 본질적으로 원청이자 진짜 사장인 서울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서야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위탁단가를 통해서 인건비를 통제하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를 간과한 체, 사업체와 노동자 간의 갈등으로만 축소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청 로비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민간위탁사업체와 민간투자사업의 노동권 침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 [끝]